오세훈 서울시장이 묻고 노관규 순천시장이 답했다. 회색빛 도심을 녹색빛 정원으로 바꾸자는 공통분모에 발상의 전환이라는 공통분자를 찾아낸 것.
지난달 9일 오세훈 시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았다. 서울시 간부 공무원 30여 명을 대동하고 “정원을 배우러 왔다”며 학습의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노관규 시장은 “아낌없이 전수해 줄 것”을 약속했었다. 이에 노 시장은 개장 두 달만에 관람객 400만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듯 신새벽에 서울로 향했다.
30일 서울시청 직원 45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미래서울 아침 특강’ 강사로 등장했다. 노 시장은 청바지에 노타이의 밝은 톤의 남방이었다. 자유분방한 모습이 서울을 닮은 듯 했다. 전국 자치 단체장으로는 50회 만의 처음있는 일이다.
◇ 노 시장 강의 내용 무엇…삼합의 중요성 강조
“작은 중소도시(순천)가 하면 대한민국 꼬리를 흔드는 격이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정원도시를 발표하고 실행하는 것은 대한민국 몸통을 흔들고 판을 바꾸는 일이다”
노 작가(노관규 시장)가 서울시청 ‘미래서울 아침 특강’에서 강의한 핵심 내용이다.
노 시장은 순천 정원박람회의 성공 비결을 지자체 단체장의 상상력과 공무원들의 지혜, 수준 높은 시민들이 합심한 삼합(三合)에 있다고 밝혔다.
아스팔트 도로를 잔디가 푸르른 정원으로 바꾸는 일, 무익한 땅 저류지를 휴식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발상의 전환, 기름을 모터를 돌리는 방식에서 전기로 유람선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들을 만드는 일 모두 순수하게 공무원들의 끊임없는 회의에서 발굴됐다.
이 밖에 가장 눈에 띄는 아이디어는 ‘가든스테이-쉴랑게’ 이다. 어릴적 마당에 놓인 와상(臥床)에 누워 하늘을 수놓은 별을 보며 잠을 청하던 추억. 그 추억을 되살려 자연에서 외박한다는 발상이 현대인에게는 신선한 쉼(휴식)을 줬다.
노 시장은 무엇보다 순천시민들의 수준 높은 의식을 꼽았다. 무작정 따라오기를 바라는 게 아닌 상식적 이해와 적극적 참여를 원하고 동의를 구했다. 이에 시민들의 참여는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 오 시장의 화답, 그리고 서울의 미래
오세훈 시장은 “정원도시 서울을 위한 여러가지 구상에 순천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비움․연결․생태․감성이라는 네 가지 전략으로 오세훈표 ‘정원도시 서울’을 구상해 발표했다.
오 시장의 상상력이 보여주는 ‘서울의 미래’는 천만 서울시민들이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정원으로의 변신이다.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에서부터 시작으로 곳곳을 정원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 주 간 치러지는 2023서울정원박람회 기간부터 2개월로 늘리고, 2024년에는 6개월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지방정원인 ‘뚝섬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 도심 곳곳에 위치한 대규모 공원 6곳과 2200여 곳을 ‘마을정원’으로 조성해 서울의 미래를 ‘정원도시 서울’로 만든다는 오 시장의 상상력은 대한민국 심장을 치유하겠다는 친환경 지도자의 책무이다.
50회째를 맞은 ‘미래서울 아침특강’에는 오세훈 시장의 당부로 각 부서 주무팀장 170여 명과 희망직원이 추가로 본청 소속 3급 이상 간부, 4급 과장을 포함해 450여 명의 직원이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