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 순천보컬크루, 라별, 4H 순천시지부 등 4개 청년단체 회원들이 3일 오후 2시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한초 기자)
“우리도 고향을 떠나기 싫습니다”
“오늘도 44명의 전남의 청년이 떠났습니다”
“얼마 전 친한 친구 한 명이 순천을 떠나 서울로 터를 옮겼습니다”
3일 오후 2시,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을 울리던 순천지역 4개 단체 청년들의 목소리다.
고향을 떠나기 싫다고 외치는 청년들의 절규였다. 견디다 못해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청년들에게 무관심한 정치권이나 행정을 향한 외침이었다.
◇ 남은 자들의 절규
살아남았다고 안도하기에는 현실이 참혹하다. ‘호흡한다고 해서 살아 있는 것만은 아니다’고 말한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말처럼 작금은 청년들의 진로가 불투명하고 어두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로 터를 옮기는 친구의 손을 자신있게 잡지 못한 청년은 절규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친구에게 함께 궁리하고 모색할 방안이 없었기에 잘 가라고 할 수 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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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청년단체는 고향을 떠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 다섯가지를 요구했다. (서한초 기자) |
이들은 “저출산·고령화와 지방소멸로 전남의 극심한 위기가 우리 앞에 와있다”며 “전남 제1의 도시인 순천도 이미 청년 붕괴가 시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전남도와 순천시에서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화인프라 부족 ▲높은 주택가격 ▲종합병원 주재 ▲교육인프라 부족으로 꼽았다.
이날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 이현택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대혁신이 필요하다”며 “세금을 분배해 청년성장의 기회,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희망,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안전망과 의료, 문화, 교육 등 인간의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청년들의 외침…응답하라 기성세대
청년들의 외침에는 두려움이 수반돼 있다. 그 두려움으로 인해 전남에서 순천에서 삶의 터전에서 떠나는 것이다.
4명의 기자회견문 낭독자들은 청년들이 떠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했다. 일자리가 부족해서, 취업을 해도 임금이 낮아서, 동네 창업은 해도 기업으로의 성장이 불투명해서, 문화시설이 없어서, 취미생활의 즐길거리나 놀거리가 없어서, 저임금 고물가(높은 주택가격) 때문에, 병원이 없어서,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아이가 뒤처질까 두렵다고 했다.
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청년들은 지역을 살리는 정책 다섯가지를 제안했다. ▲매력적인 일자리 유치해 지역인재 고용 ▲청년창업을 위한 창업펀드 투자 ▲청년주택 조성 ▲아이를 마음놓고 키울 수 있게 사회적 비용 분담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유치 등이었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저녁이면 동네 술집이 붐비게 해 달라며 활기를 되찾게 해달라는 청년들에게 이제 정치권과 행정이 답할 차례다.
“응답하라 기성세대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