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 눈 부시고
뭇새 들 지저귀는
태양농원 놂터에
손대면 '톡' 하고 벌어질
것만 같은 꽃 몽오리들
피어 나면 불려질 저 마다의
꽃 이름 대신에 활짝 피기 전
꽃 태명(花胎名)을 기다리니
'사랑 망울'이라 부를까 '희망 몽오리'라 지을 까
월동 기지개 펴는 동백이와
만병초는 봄 만개를 꿈 꾸고
탱탱 딴딴한 하얀 수선화는
솟구 치는 자기 사랑 꽃 말을
살짝 감춘 채 수줍운 뒷태
새 파란 잡초 녹음 위에
머지 않아 피어 오를
아지랭이 살랑 무지개 꿈
초 여름 풋 열매 솜 털 간지럼
튼실 청매실을 마음에 품고
겨우 내 기다린 매화 꽃망울
톡톡톡 건드리는 철 이른
상춘객의 호기심 시선에
봄 날 노곤한 졸음 속 명월이
세월 무심인 듯 긴 하품
바지런한 꽃 망울의 섣 부른
세상 구경 욕심이 애(愛) 귀엽다
ㅡ210125.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 / 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현재 제주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